어제 하루 완전 뻗어서 일지를 날짜가 지나서야 쓴다.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특이사항
항해99의 팀 매칭 수준에 의문이 든다. 좀 많이 든다.
오전 : 주제 정하기
특이사항
팀원들의 수준이 장난아님을 느꼈다. 현업에서 일했거나, 관련 전공이거나. 웹 종합반 끝내고 온 나하고 매칭될 사람들이 도저히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뺄 수는 없으니, 커피 한 잔 내리고 작업을 준비한다. 먼저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다들 어떤 걸 만들어 볼지 의견을 제시했는데 정해진 것은 IT 책 리뷰하는 페이지를 만든는 것이었다. 한 페이지만 간단하게 만들면 될 것 같았는데 다들 한가닥 하는 사람들아 Api 요구사항에 이것저것 적기 시작했다. 살려줘.
오후 : 페이지 틀 잡기, 상세 페이지 와이어 프레임 짜기
특이사항
내가 맡은 역할은 메인 페이지와 상세 페이지의 html 틀을 잡는 것이었다. 처음엔 웹 종합반 생각하고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2시간 만에 울기 직전까지 갔다. 이 빌어먹을 div는 왜 정렬하는데 이것저것 필요한거지? 그냥 포지션 알아서 잡는 기능이 없나? 유니티에 익숙해진 내겐 html 실전은 아주 끔찍했다. 어려운 문법들은 아닌데, 어디에 뭘 박아야 작동할지 알아내는 것이 너무 불친절했다. '이러다 안되겠다'싶은 생각이 쎄게 들자 시야가 멀어지고 식은 땀이 나면서 심장박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차후 알아보니 초기 단계의 공황상태 증상이었다.)
틀은 어떻게 잡는데 성공했다. aligin을 거의 모든 div에 때려박아서 틀은 잡았다. 그래 틀은.....메인 메뉴의 사이드 바를 만드려고 했지만 버튼이 옹기종기 붙어서 중앙에 뭉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와이어 프레임은 대충 목업같은 것으로, 간단하게 손이든 툴이든 틀을 잡고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선 손으로 그리는 것이다.
저녁 : 상세 페이지 틀 잡기
특이사항
내가 대충 망해가는 걸 눈치챈 팀원 분이 이것저것 알려주시기 시작했다. div를 감싸는 container div를 만들고 그 안에서 정렬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처음엔 뭐 그리 불편하게도 되어 있나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이거 유니티에서도 부모 오브젝트 안에 자식 오브젝트 넣고 피벗 설정하던 것이랑 똑같지 않은가?
아니 전혀! 안 똑같아! 유니티에서 컴포넌트로 하하호호 쉽게 고치던 시절을 생각했나? 아니? 전혀!! 컨테이너 div는 '우웅~~ aligin? 난 잘 모르겠는데 그냥 float 쓰면 안될까?' 하면서 나랑 밀당을 시작했다. 정렬과 띄우기가 따로 있는 것도 이상한데 규정 양식까지 다른 건 좀 선 넘지 않았다. 싶다. aligin은 center 같이 딱 봐도 상하좌우 어디로 가야할지 적힌 것에 반해 float은 left right로 정한다. 세상에.......
심야 ~ 자정: 상세 페이지 틀 잡기
특이사항
간단한 농담에 웃던 팀원들도 서서히 굳어 간다. 시간은 많다고 낮에는 서로 응원했지만 슬슬 높게 잡은 포커스의 압박이 느껴진다. 나는 묵묵히 상세 페이지를 만들었다. 팀원 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신 덕에 메인 페이지보다는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이번엔 부트스트랩이 문제였다. 부트스트랩으로 팀원이 api명세서에 올린 요구사항에 맞춰 만들었지만, 그 부트스트랩 코드가 호환성이 안 좋은지 영 수정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결국 하나하나 뜯어고치다시피해서 완성본은 내가 잡아놓은 틀에서 크게 벗어났다.
자정 ~ 새벽 : 종합적 진행
특이사항
이 중 댓글 기능을 제외하면 얼추 되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다들 기능을 점검하고, 백엔드 두 분은 뭔가 서버 연동에서 큰 일이 터진 듯 '비상사태입니다'란 말만 남기고 진행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대화 중인 것으로 보아 괜히 상황 파악한다고 물어봤다가 흐름만 깨는 게 아닌가 하고 끼어들지를 못했다.
새벽 ~ 아침 : 마무리
특이사항
완성을 못했다. 댓글 기능은 틀만 유지하고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 팀원은 발표 직전 팀에서 떨어져나와 혼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완성이 되지 않은 것이 전체적인 실패로 생각하신 것 같은데, 그래도 한 노력이 있으니 너무 낙담하지말라고 좀 더 위로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발표는 간략하게 진행되었다. 끝자락 즈음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엎어져버리는 바람에 끝을 보지 못했지만, 완성만 되었다면 우리 조의 프로젝트가 가장 큰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리
HTML의 DIV는 유니티의 오브젝트 역할을 한다. 다만 HTML 특유의 불편함과 숙련도 이슈 때문에 이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큰 시간을 써야 했다. 매니저들은 각 팀이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좀 더 자세하게 시간을 할애하여 소개해 포커싱 이슈를 방지하는 게 좋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크게 든다.